법률저널의 2015년 3월 12일 온라인 기사 "올해 첫 한국사능력시험 합격률 '뚝'"(http://goo.gl/kd5gHq) 에 따르면 이번 제26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 고급의 합격률이 37.40 %으로 밝혀졌다.

살펴 보니 응시생 수가 역대 최고인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것이 급격한 난이도 상승의 원인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낮은 합격률에 비해 합격자 수가 평균 20,000명 정도로 유지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합격자 수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어렵게 낸 것이라면 차라리 선발 인원을 정해놓은 상대 평가가 훨씬 적합해 보인다. 적어도 납득은 할 수 있지 않은가. 이번 시험이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바람에 시험에 불합격한 학생들이 우리만 바보됐다며 불평이 자자하다. 따라서 다음 5월에 실시될 27회 한국사 고급도 26회와 비슷하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블로그에서도 살짝 밝혔듯이 시험 문제가 꽤 괜찮아졌다. 공부하다 기억에 남는 문제가 독립문, 덕수궁 중명전 등을 설계한 '세레진 사바틴'이라는 사람에 대한 문제(고급 8회 34번 문제)였는데 평소 이 사람에 대해서는 학교 교과서는 물론 공무원 시험에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연구도 사실상 1990년 대에 이르러서야 시작되었다는 신문 기사도 있고. 이런 단편적인 지식을 확인하는 문제보다는 역사의 흐름을 꿰뚫을 수 있는 문제가 국사 공부의 취지에 더욱 어울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5년 수능에도 이런 문제가 눈에 띄었었다 (임진왜란을 물어 본 3번 문제였던가..) 물론 사바틴이라는 인물을 알려준 그 문제에는 공부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꽤나 호기심을 갖게 해줬다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겠다. 시험을 치르는 입장이라면 그리 반갑지 않았을 듯 ^^;

다만 중급의 합격률은 61.29 %로 예년과 다름 없는 평균이 나왔다. 사실 많은 시험들이 한국사 1,2,3급 취득을 수험자의 응시 자격으로 두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형평에 맞지 않는 부당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1,2급 합격자에게 가산점을 주거나 3급을 자격에서 제외해야함이 마땅하다. 수험생이 고급 응시에 몰릴 것 같아서 중급에 해당하는 3급을 자격에 넣는 거라면 1,2급 취득자에게 가산점을 주는 것이 바람직해보인다.

초급은 이미 초등학생들의 국사 공부 진작용으로 용도가 굳은 느낌이다. 문제의 답이 비록 단답형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문제에 있는 그림들이 꽤 괜찮아서 초등학생들의 창의력을 높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앞으로 수능 한국사가 필수 응시 과목이 된다고 한다. 20문제를 출제하는데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서 제시한 예시 문제들과 고2 3월 모의고사 한국사 시험을 살펴보니 난이도가 높지 않았다.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려는 취지인 것으로 보이는데 그렇게 낼거라면 굳이 새로운 시험을 만들 것이 아니라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활용해봤으면 좋겠다. 고3 학생들이 3급에 합격하면 적당할 것 같다. 시험 응시 횟수도 한 번이 아닌 4번 정도 할 수 있고, 시험 응시료는 많은 학생들이 치르므로 낮춰서 받으면 학생들에게도 큰 부담은 없다. 절대 평가를 한다는 한국사보다 70점 이상 얻은 학생에게 인증 자격을 줌으로써 역시 부담감이 경감될 것으로 보인다. 고3으로 제한한 이유는 적어도 학교에서 고2까지는 한국사를 가르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다만 위의 방안이 실행되기 위해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칼을 좀 많이 대야할 것이기 때문에 굳이 이제서야 안정화 추세에 들어간 이 시험을 고치기 보다는 새로운 한국사 시험을 만드는 것이 우리 나라 정서(?)에 잘 맞을 것 같다. 

글이 또 쓸데없이 길어졌지만 요약을 하자면...

1.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 시험을 바람직하게 이끌어 가고 있다!

2.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을 잘 활용하여 우리의 역사 공부를 어릴 때부터 꾸준히 하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