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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쳤나 궁금해서 후기를 찾아보려 했는데 '세계사능력검정시험'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그런가 도통 후기를 찾아볼 수 없다. 그래서 내가 직접 후기를 쓰기로 했다! 


2017년 8월 19일 토요일에 서울, 대전, 대구, 광주, 부산에서 제2회 세계사능력검정시험이 치러졌다. 사실 작년 이맘 때 있었던 1회 때 치려고 했는데 봐서 뭐하나~ 싶어서 안 봤었지만 결국 이번에 치르게 되었다. 역사 시험으로는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아! 먼저, 이 시험에 응시하게 된 동기는 두 가지가 있는데 글을 쓸 때 좀 더 좋은 글을 쓰고 싶어서 세계사 공부를 한 것이 하나이고, 역사적 지식을 바탕으로 과학을 하겠다는 것이 둘이다. 사실 과학과 역사에는 비슷한 면이 많다고 생각한다. 따지고 보면 모든 공부가 그렇겠지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에서 약간 안 좋은 기억이 있다. 하필 내가 치렀었던 '26회 고급'이 역대급 난이도로 나오는 바람에 문제 풀 때 고생했다. 분명 지난 번 시험들은 쉽게 나왔었는데 갑자기 왜 이렇게 되었나~ 머리를 쥐어짜며 푼 끝에 85점이라는 비교적 무난한 성적으로 1급을 따는데 성공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내나 감시(?)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지금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매 회차 시험이 끝나자마자 업로드되는 파일을 이용해서 집에서 계속 풀어보고 있다. 역시 내가 치를 때가 가장 어려웠다. 26회 고급 합격생들의 모임이라도 만들라는건가? 왜 이때만 어려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은 벌써 36회에 다다랐을 정도로 이제는 유서 깊은 시험이 되었다. 출제 기관도 국사편찬위원회라는 무게 있는 기관이다. 게다가 시험 시행 초기에는 성적 우수자에 한해서 여행을 보내주기도 했고, 카드 형식으로 자격증을 주기도 했다. 반면 이번에 치르게 된 세계사능력검정시험은 아직 2회 밖에 되지 않은 파릇파릇한 시험이다. 주관사가 중앙일보라는 것 치고는 시험이 1년에 한 번 밖에 없고 응시료도 한국사능력검정시험보다 만원 가량 비싸지만 세계사를 배운 사람의 수가 워낙 적으니 어쩔 수 없다. 인증서도 아직은 어디다 써먹을 수도 없다. 응시생 모두가 취미 생활로 시험을 치르는 느낌이다. 현 시점에서 이 시험을 치르는 이들은 모두 학구적이고 훌륭한 사람들임이 분명하다ㅋㅋ 응시생의 나이 대 분포도 은근히 넓다는 것을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는데 사람들의 열망을 느낄 수 있었다.



세계사능력검정시험 사이트에 예상문제도 올라와 있고, 1회 문제지도 올라와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크게 어려운 문제들은 아니라고 봤다. 수능 문제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쉬운 정도? 2회도 비슷하게 낸다고 해서 그러려니 하고 시험을 치렀는데 음? 일단 시험지가 13페이지까지 있다. 12페이지까지는 한 권으로 되어 있고 13페이지는 종이 한 장으로 따로 나왔다 (사진 참조).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뭐 그렇게 큰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풀면 풀수록 어라? 이번 시험 은근히 어려운데?로 점점 생각이 바뀌고 있었다. 집에 와서 별표 친 문제들을 세어보니 열 두 개나 되었다. 그래도 초·중급 문제들(총 40문제)은 꼼꼼히 따져가며 풀다보니 그럭저럭 답을 낼 수 있었는데 고급(총 10문제)에서는 첫 문제부터 당황했다. 별표. 다음 문제는? 또 별표. 그 다음은? 별별별별... 고등학생 때 세계사를 배운 학생들은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들인가? 일단 주최 측에서 원하지 않는 것 같아 문제들에 대한 코멘트는 가급적 안 하려고 하지만 내가 볼 때는 1회와 비슷한 난이도는 절.대. 아니었다. 결국 마칠 때까지 계속 풀고 생각하다 아주 급하게 답을 마킹했다. (나 무슨 시험계의 블랙리스트에 들어있나? 왜 시험칠 때마다...)


시험을 마치고 사이트에 가보니 답이 벌써 올라와 있었다. 부랴부랴 채점을 해보니 다행스럽게도 90점이 나왔다. 마킹 변수가 있어서 아직 확신하기는 이르지만... 또 치르기는 싫으니 이대로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초·중급에서는 한 문제를 틀렸는데 바보같이 바꿔서 틀렸다. 인도사에서 하나를 틀리다니! 고급은 10문제중 4문제를 틀렸는데 하나는 바꿔서 맞았고 다른 하나는 바꿔도 틀렸다. 따지고 보면 결국 본전이다. 고급 두 번째 문제(42번)는 처음보는 지도가 있었다. 다섯 번째 문제(45번)도 마찬가지. 아무튼 고급 첫 번째 페이지에서 두 개 틀리고, 두 번째 페이지에서도 두 개 틀리고... 미국 관련 문제는 문제의 취지는 이해하겠는데 이런 것까지 알아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역시 난 역덕은 못 되는 모양이다)


1급이 성공적으로 나오면 나름 공부한 방법을 정리해서 올릴 생각이다. (성적은 8월 30일에 나올 예정이라고 한다.) 고등학생 때나 대학생 때 정식으로 세계사를 배우지 않는 성인들이 한 달만에 (어쩌면 더 빨리) 세계사를 끝내는 방법에 관해 쓰려고 한다. (말은 거창하지만 사실 전혀 특별한 점이 없음을 미리 밝혀둠.)


세계사능력검정시험 사이트: http://www.historyex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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